한참 전, 설계 사무소를 그만뒀다.
조직 생활은 둘째 치고, 팀장이 되고 나서야 알았다.
나는 사람을 거느릴 깜냥이 못 된다는 걸.
능력보다도 우선 적성에 안 맞았다.
그만두고 나서 남은 게 뭔지 들여다봤다.
건축 프로그램(툴). 학생 때부터 유독 쉽게 익혔던 것.
사실 그때 잠깐 생각했었다, 이쪽으로 좁혀볼까 하고.
그냥 지나쳤던 생각이 지금에야 다시 떠올랐다.
돈은 벌어야 한다. 근데 이번엔 잘 하는 걸로.
오늘도 화면 앞에서 이곳 저곳에 일을 벌이는 중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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